셔틀콕이 모였으니 이제 제품을 고민할 차례였습니다. 답을 찾기 위해 실제로 배드민턴을 자주 치는 분들의 이야기를 현장에서 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배드민턴 동호인들은 대부분 개인 라켓을 들고 다니는데,
가방에 넣어 두어도 라켓이 쉽게 찌그러지고,
겨울철에는 온도 차 때문에 거트(라켓 줄)가 잘 끊어져요."
여러 동호인 분들은 인터뷰하며 공통적으로 나온 대답이었습니다. 저희는 바로 이 지점에서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깃털은 보온성과 완충성(충격을 흡수하는 성질)을 갖추고 있고, 무엇보다 가볍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죠.
"깃털로 친환경 기능성 배드민턴 라켓 커버를 만들어 보자!"
손품, 발품으로 완성한 첫 제품
동대문 종합상가를 돌아다녔던 순간들
그 뒤로는 시간, 그리고 시장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 판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동대문 종합상가를 누비며 좋은 원단을 구하고, 라켓 커버 속에 들어갈 안감을 고민하고, 어떻게 마감해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지 여러 번의 시도가 이루어졌습니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가위질과 바느질을 반복하며 팀원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약 두 달간 손품, 발품을 들인 끝에 드디어 첫 시제품이 완성되었습니다.
첫 시제품을 받아 들고 사진을 찍던 순간의 기쁨은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버려지는 셔틀콕이 쓰레기통으로 간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생각한 한 팀원의 작은 생각에서 출발해, 조금이나마 더 나은 지구를 위한 제품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이 무척 뿌듯했습니다.
깃털을 잘라 내고 남은 부분도 그냥 버리기 아까워 키링으로 만들어 보았는데요. 개인적인 최애는 강아지 키링이랍니다.
@after.court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프로젝트 게시글
코트 밖으로 넓혀 간 자원순환 이야기
애프터코트의 취지에 공감해 주신 분들 덕분에, 제품을 넘어 더 많은 분들을 직접 만날 기회도 생겼습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셔틀콕 키링 DIY 부스'와 수녀원 대상 '업사이클링 워크숍'을 진행하며, 버려지는 셔틀콕이 새로운 물건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함께 체험했습니다.
업사이클링 워크숍 참여활동 사진
코트를 떠난 깃털, 아이들의 꿈으로
이번 캠페인은 희망스튜디오 플랫폼을 통해 마음을 나누어 주신 152명의 기부자분들 덕분에 성황리에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캠페인을 통해 모인 기부금과 업사이클링 라켓 커버로 판매된 수익금 전액은 5명의 스포츠 꿈나무에게 스포츠 용품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돌아보면, 대학생들이 모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고 직접 실현해 본 과정 자체가 무척 귀중하고 즐거웠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쓰레기를 줄여 보고자 시작한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꿈을 좇는 아이들에게 기부할 수 있었고, 더 많은 분께 자원순환의 가치를 전할 수 있었으니까요. 누가 뭐래도 제 마음속에서 애프터코트는 너무나 자랑스러운 '초대박 대성공 프로젝트'입니다.
함께해 준 사람들에게
기회가 된 김에, 팀원들에게 짧은 편지를 남기며 마무리하려 합니다.
PM으로서 밤낮없이 우리 모두를 위해 애써 준 '애코 엄마' 서연이
사진도 잘 찍고 말도 잘해 프로젝트의 기둥이 되어 준 다재다능 효섭이
야무지고 빠른 손으로 라켓 커버를 척척 만들어 내던 황금손 지효
같은 '바느질 낙오자' 멤버지만 가위질만큼은 누구보다 빨랐던 가위손 지인 누나
원단부터 프린팅까지 서울 곳곳을 발로 뛰며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 준, 그리운 은채
그리고 이 글을 쓰며 괜히 뭉클해진 저까지.
6명이 함께였기에 이 모든 일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애프터코트와 뜻을 함께해 주신 오동근린공원실내배드민턴장, 구립월곡배드민턴전용체육관, 안양배드민턴장, 그리고 희망스튜디오를 통해 응원을 보내 주신 모든 기부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